돌연변이

김규항 블로그 죽돌이로 살다가 안간지가 좀 됐다.
일단 똑같은 얘기를 반복 하는게 좀 지겨웠다.

개혁과 진보는 다르다니까!

김규항은 이 말을 거의 2년 정도 한 것 같다. 물론 100% 맞는 말이지만 똑같은 주제를 똑같은 형식으로 말하는게 좀 지겨웠다고 할까...

얼마전엔 자기도 그런 얘기를 계속해야 하는게 지겹다는 글도 썼는데, 오늘 가보니 없어졌다.

그리고 새 글이 올라왔는데...

사실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부모로서의 김규항'은 내겐 북극성과 같은 존재다.
말로만 떠들지 않고 성찰하며 행동으로 옮기는...

일단 그의 성찰하는 자세를 높이 사며, 흔들리지 않는(아니면 결국 자기 자리도 되돌아오는?) 신념도
그렇다고 할까...

새로 올라온 글을 일상의 성찰이 담긴 글이라 퍼왔다.
부탁이 있다면 웹에 맞게 편집좀 해줬으면 하는 것. 모니터는 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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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김건이 웬일로 이번 중간고사는 열공을 해보겠다고 했다. 녀석은 1학기 중간고사에 비해 기말고사에서 평균점수가 20점이나 떨어져서, 제 아비에게서 “좀 심한 거 아니냐?”라는 핀잔을 받은 바 있다.
 
 어쨌거나 지가 알아서 문제집도 풀고 나름 하는데, 그저껜 틀린 문제를 살펴보는 걸 옆에서 좀 거들어 주었다. 워낙 느긋한 성격이라, 늘 보면 몰라서 틀리는 경우보다는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서 틀리는 경우가 더 많다.
 
 살펴보니 전보다는 그런 경우가 줄어든 것 같아 적이 흐뭇해하면서 보아 가는데 한 문제에서 뒤집어졌다.

 고추잠자리가 ‘나’로 의인화되어 “걱정 마세요, 난 나뭇가지에 앉아 있으면 다들 단풍잎인 줄 알아요.” 어쩌고 하는 지문이다.

문제는 고추잠자리와 단풍잎은 어떤 공통점이 있다는 것인가? 답은 당연히 붉은 색. 그런데 김건은 답란에 “돌연변이”라고 적어놓았다.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이 바보야. 단풍잎이 나뭇잎의 돌연변이고 고추잠자리는 잠자리의 돌연변이냐?” 손가락으로 김건의 옆구리를 찌르니 간지럼을 많이 타는 녀석은 금세 자지러지며 떼굴떼굴 방바닥을 구른다.
 
저녁에 혼자 그 일에 대해 생각했다.
 
공부를 잘 한다는 건 결국 시험을 잘 본다는 것이다. 시험을 잘 본다는 건 시험 문제를 많이 맞힌다는 것이고. 그런데 시험 문제를 맞힌다는 건 그 문제가 묻는 지식을 가진 것이기도 하지만 그 문제가 어떤 답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기도 하다. “돌연변이”라는 답은 분명히 틀린 답이지만, 그런 답을 적는 생각까지 틀린 거라고 할 순 없다. 물론 “돌연변이”라고 쓰는 아이를 “붉은색”이라고 써서 점수를 더 얻게 만드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점수를 더 얻는 대신 꼭 그만큼의 손실이 있을 것이다. 개성과 상상력이 그만큼 깎여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반복될수록 아이는 제 나름의 개성과 상상력이 없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나는 김건이 공부를 아주 잘 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대신, 녀석의 “돌연변이”가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흥미롭게 지켜보기로 했다.

by 커피끊자 | 2008/10/23 18:18 | 양질의 펌질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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